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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을 밝히는 등불, 마산 중앙포교당 정법사

월하대종사 영결식과 다비식

관리자 | 2003.12.11 20:12 | 조회 1748

피안으로 가는 범선을 타고...
대한불교조계종 제9대 종정 월하스님 다비식
임윤수 기자 zzz-daum@hanmail.net
▲ 꽃상여 내부에 <옴>이란 범어가 빨간 꽃으로 쓰여있다. 옴이란 '피안으로 가는 범선'이란 뜻도 있다.
ⓒ2003 임윤수
대한불교조계종 제9대 종정을 역임하였으며 통도사의 방장이었던 월하(月下)스님의 영결식이 10시부터 통도사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거행되었다. 행사에는 종교계 대표는 물론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 박관용 국회의장 등 다수의 정치인사를 포함하여 일만여 명의 참배객이 참석한 가운데 근엄하게 진행되었다.

종단장(宗團葬)으로 거행된 행사이니 만큼 통도사 경내는 인파로 가득하였으며 상여를 포함한 제구들이 장엄하기 그지없었다. 32명의 스님이 한 조가 되어 염송되는 '나무아미타불'속에 이루어진 운구와 형형색색의 만장이 펄럭이는 길다란 행열 또한 근래에 보기 힘든 장관을 연출하였다.

월하스님의 법구가 모셔졌던 꽃상여는 9일 저녁 통도사 경내에서 통도사 말사인 석남사 비구니스님들의 꽃 장식으로 마무리되었다. 사방이 열린 형태의 골격에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생화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눈길을 끌게 하였다.

▲ 종교 및 정치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시작되었다.
ⓒ2003 임윤수
행여 안쪽 천장에는 '옴'이라 읽는 범어가 빨강 꽃으로 쓰여져 있었다. 천수경 등 많은 법경에 등장하는 '옴'은 '신비롭고 무한한 힘을 지닌 말'이라고 한다. '옴'이라는 진언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최상의 훌륭한 진언이 된다고 하며 진언의 왕이고 우주의 핵심이며, 소리의 근원이라고도 한다.

▲ 단상이 마련된 식장에 참석하지 못한 참배객들은 대형스크린을 통하여 영결식 광경을 지켜보며 추도의 마음을 모으고 있다.
ⓒ2003 임윤수
또한 '옴'은 '피안에 이르는 범선(帆船)'이라는 뜻도 있다고 하니 입적하신 월하스님이 피안으로 들기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꽃 장식으로 대신한 듯하다.

▲ 스님의 법구가 부도전 앞을 지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기의 부도가 늘어날 것이니 바로 스님의 부도가 될 것이다.
ⓒ2003 임윤수
성과 혼을 다해 한 뜸 한 뜸 수를 놓듯 한 송이 한 송이를 장식하였을 스님들의 정성이 곁들여져서 그런지 화려하지만 결코 사치스런 화려함은 아니었다. 사진을 찍느라 상여 안으로 들어가 누웠더니 스님이 웃으시며 한 말씀하신다.

'이 사람이 주인공 보다 먼저 들어갔구먼' 하고.

▲ 스님의 살아온 행적은 물에 반영된 만장행렬처럼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반영될 것이다.
ⓒ2003 임윤수
법구를 모신 운구 행열은 오후 1시쯤 다비장에 도착하였으며 스님이 입적하기 직전까지 수발을 든 보살을 포함한 종단 지도자 10여 명이 오후 1시 22분 연화대에 거화를 하였다.

▲ 물 넘고 고개 넘은 운구행열은 점점 연화대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2003 임윤수
연화대에 거화가 되어 불이 일기시작하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사부대중들은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였다.

▲ 산길을 가득 메운 형형색색의 만장행열이 장관을 이루었다. 만장에는 스님을 기리는 글 등이 적혀있다.
ⓒ2003 임윤수
휘영청 밝은 달이 내려다보고 있을 요즘 월하(月下)스님은 달 아래서(月下)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고 있었다.

▲ 스님이 한평생 정신을 담고 법력을 담느라 빌려 사용하셨던 몸뚱이를 다시 흙으로 돌려줄 연화대가 곱게 단장되어 있다.
ⓒ2003 임윤수
피안으로 가는 범선을 태워 드렸으니 부디 피안의 세계로 드시리라 믿고 싶다.

옴의 신비한 여운 속에는 우주의 처음부터 끝까지, 우주 대진리 전체, 우주의 생성원리를 비롯하여 인연의 법칙과 인생의 조화 등이 모두 들어 있다고 하였으니 분명 그렇게 되리라 믿고 싶다.

▲ 수만은 사람들이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는 가운데 연화대가 불타고 있다.
ⓒ2003 임윤수
속설에 '노동지가 드는 해에는 많은 노인들이 운명을 달리한다'고 하더니 올해는 유달리 노스님들의 입적이 잦은 듯하다. 속설을 핑계삼아서라도 생존해 계시다면 노부모에게 전화 한 통 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 몇 시간이 더 지나면 스님이 빌려쓰던 몸뚱이는 다시 찾을 수 없겠다. 스님 생전에 일궈놓은 큰 뜻은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양식이 되고 등불이 될 듯싶다.
ⓒ2003 임윤수
이런 마음, 노부모를 생각하게 하는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 월하스님이 가시면서 보여주고 싶은 많은 뜻 중의 하나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노동지란 동지가 음력 하순(20일 이후)에 드는 것을 말하며 올해는 11월 그믐(끝날)에 동지가 들었습니다.

2003/12/10 오후 10:09
2003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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